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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율량동 식욕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칼 썰고 싶은 날 있지 않으신가요. 그냥 그런 날이었어요. 그래서 남동생을 꼬드겨서 율량동 레스토랑을 찾아 다녔습니다.

 

 

식욕 율량점은 제가 가끔씩 가는 커피숍 2층에 위치해 있었어요.
그런데도 식욕이라는 레스토랑이 있는지는 이 날 처음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커피숍을 가는 시간대에는 식욕 레스토랑이 오픈 시간대도 아니거니와 매번 저 주변을 돌아다녔을 때는 커피외엔 주변에 관심이 없었나봐요.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비해 로고와 간판은 단순합니다~
그래서 처음 로고타입을 봤을 때도 단순히 고깃집인 줄...

 

매일 운영하시고, 저녁에만 하시네요.
(네이버의 정보엔 일요일 휴무라 적혀 있어요.)

로고의 느낌과는 달리 이런 분위기 뿜뿜하는 내부가 나올 줄이야.
저녁에 기분 내서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그리고 기분 내서 와인 회식(?)하기에도 좋은 곳이네요.
(항시 꿈꿔오고 있는 분위기 있는 회식 장소...더치페이면 가능하겠죠. 홓)

저희는 오후 7시 15분에 왔습니다.

보시다시피 테이블은 많으나, 좋은 자리는 모두 꿰차고 있어서 아쉬운대로 창가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창가쪽에 앉으니, 빈 와인병들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저는 이 많은 빈 병을 보고도 와인 전문 레스토랑임을 몰랐습니다.
(레스토랑 이름이 식욕인데, 마시는 것보단 당연 먹는 것에 치중되어 았을 것 같은 명칭 아닌가요?!)

 

분위기와 인테리어 컨셉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마치 대저택의 마당 앞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야외의 잔디 느낌과 돌담길. 그리고 오브제 역할인 가로등까지 모두 야외에서 저녁 가든 파티를 열고 있는 것 같아요.

 

 메뉴판을 그냥 오픈 했는데, 와인 전용 메뉴판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스테이크를 먹으러 왔기에, 와인 메뉴판은 구경만 했습니다.
(주문 후에 하이볼이라도 하나 먹을까 했는데, 잊어버렸...)

 

 안타깝게도, 스테이크 종류가 별로 없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살치살 스테이크' 하나와 '명란 크림 파스타'에 바게뜨를 추가했습니다.

 파스타 뒤에 괄호로 바게트라고 적혀 있길래 전 당연히(?) 빠네를 생각했어요. '빵 안에 파스타를 주시겠지..' 생각했는데, 이는 그냥 말 그대로 바게뜨일 뿐이었습니다.

주문을 하자, 물과 수저를 세팅해 주셨습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까지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오브제들을 더 구경했습니다.
흘러내린 양초 느낌이 겨울의 고드름을 연상시킵니다.
제가 겨울에 방문해서 그런지, 더 추워지는 것 같은 오브제였어요.

 

 

이렇게 와인에 대한 오브제들이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전 단 한 잔도 주문 안했네요...
(다음에 기회에...?)

 

전 근데, 이 붉은색 벽돌이 너무 좋았어요.

요즘 상업 인테리어들이 미니멀리을 많이 추구하다보니 벽지나 2차적으로 페인트칠도 잘 안 한 거친 느낌이 많이 드는데.

 

이 붉은색 벽돌은 거친 야외의 느낌과 중세의 성벽 같아서 더 분위기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평상시 성당 건축의 붉은 벽돌을 좋아하긴 합니다.)

 

 

평상시 미니멀리즘보단 고딕양식이나 아르누보 양식을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하얀 곳(?)이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곳보다는 전통적인 곳이나 다른 분위기 연출하려고 표현한 곳을 더 선호합니다. 그런 곳을 방문한다는 건, 음식보다는 역시 분위기를 만끽하려고 가는 것이 더 큰 것 같아요.

 

 
욕조에 무엇이 있나 가봤더니, 코르크 마개가 가득.
손님들이 마신 와인들의 갯수정도 일까요?
욕조 주변엔 빈 와인 병들도 몇몇 놓여져 있었어요.

그리고 애피타이저. 딱 핑거푸드였어요.
이건 진짜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더라구요.

바게트

그리고 딱! 나온 바게트. 처음엔 식전 빵인 줄 알았지 뭐에요.

 

파스타가 나오고서야 알았습니다.
그야말로 '바게트' 라는 것을.


'명란 크림 파스타'
빠네를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스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제가 크림 파스타를 맛없게 먹었던 기억은 없어요.)
저희 동생도 빠네를 먹고 싶었지만 맛있게 먹더군요.

 

 

그리고 '살치살 스테이크'
처음엔 접시에 놓여져 있는 고기를 보고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접시가 너무 컸어요. 하하
실제로 보면 제가 찍은 사진보다 고기양이 더 적어요.
(메뉴판에 양이라도 명시해 주시지...)
다른 블로그 리뷰를 봤을 땐 더 크고 두꺼웠었는데.

 

 

제가 받은 살치살은 왜이리 얇고 작을까요.

그리고 새삼...
여긴 그냥 분위기 내고 와인 마시러 오는 곳이란 것을 깨달았어요.
(제가 그냥 스테이크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도 한몫 합니다만.)

음식 메뉴에 대한 평보단, 그저- 와인을 위한 레스토랑이라 생각합니다.


파스타에 비해 정말 아쉬운 스테이크- 다들 여기 스테이크 맛있다고 해서 믿고 왔는데.
(다른 리뷰엔 다들 있던 연근 구이도 없어요.)

또 생각해 보면 크림 파스타 평에 비해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던 레스토랑은 제 손에 꼽기도 합니다.

(계산하면서 구경한 것들-)

 

가격에 비해 양도 적고 배도 부르지 않습니다.
평점 리뷰를 확인해 보니, 초반엔 양도 많고 맛있었단 평이 있지만, 최근엔 양도 없거니와 맛에 대한 평도 좋은 평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분위기만 먹으러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