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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연히 지나가다가 방문하게 된 곳이랍니다.
이렇게 유익한 장소가 우정읍 매향리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처음엔 지나가다가 설치 미술 전시를 해놓은 것 같아 잠시 들렸는데,
마냥 즐겁게 구경할 수는 없는 아픔을 지닌 매향리의 평화 역사관이었습니다.
매향리 평화 역사관 < 역사 < 관광지정보 < 홈 (hscity.go.kr)
여기 매향리는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미군의 공군 폭격 훈련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인근 주민들이 폭격기의 오폭과 폭발 여파로 인해 생명의 위협과 소음에 의한 난청 현상 등으로 많은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 때문에 주변 마을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피해를 계속 입고 있던 매향리 주민들이 1988년 소음대책 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 및 정부에 청원을 제출했으나 미군의 포격은 끊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0년 8월에 육상 기총 사격이 중단되었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3년 11월 사격장 관리를 한국 측으로 이관하는 이행 각서가 체결되었습니다.
1951년 한국전쟁 때부터 2005년까지 54년 동안 폭격 소리가 가득했던 곳이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사격장이 폐쇄되었으며 이후에 평화의 상징이 된 매향리였습니다.
"매향리 마을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부터 2005년까지 54년 동안 주한미군의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되었다."
소음뿐만 아니라 불발탄의 공포까지 고스란히 경험해야 했던 매향리 주민들...
그 오랜 기간동안 주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 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기 매향리 평화역사관에 있는 쇳덩어리들은 전부 매향리에서 사용되었던 폭탄의 잔해들입니다.
이러한 포탄의 잔해들을 모아 예술로 승화되었으나, 그 고통의 시간은 승화되지 못한 잔해들이었습니다.
'매향리의 시간'
'푸줏간의 고기처럼 폭탄의 잔해를 진열한다.'
흠칫, 놀랄 수도 있는 크기의 포탄들이 이렇게 걸려 있으니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드신 임옥상님도 우리들에게 아픔과 더불어 그때의 공포를 심어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폭탄에 대한 설명도 드문드문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매향리에서 사용하였다니...
이 곳을 둘러보면 볼 수록 잔해들은 생각보다 훨씬 놀라웠습니다.
이것도 분명 일부를 모아 온 것일 텐데. 54년동안의 고통의 잔해가 쌓여 있습니다.
이러한 포탄들이 녹이 슬어 있는 모습조차 매향리의 주민들의 모습인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 오랜 시간 고통을 견뎌온 매향리의 모든 것들에 반성하고 감사히 여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눈에 띄는 건물.
내부에도 다양한 이 소재로 만든 다양한 작품이 있으니 구경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많은 부정적인 잔해들을 반성하며 깨우치는 작품으로 승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관심이 없다면 크게 구경할 곳이 없다고 여길 수 있지만, 작품들의 의미를 알고 보니 오랫동안 감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짧게 구경하다 가려고 했는데, 이 많은 잔해들이 매향리 뿐만 아니라 전쟁을 겪으신 모든 분들의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녹슨 탄 중심에 꽃이 피려고 하는 모습에 끈질긴 생명력이 보였습니다.
이 또한 저희의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았습니다.
화성시 매향리 근처에 혹시 방문할 일이 있으시면 방문하셔서 이 아픔을 함께 조금이라도 공유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마을 상공을 선회하면 폭탄을 투하하고 기관총을 발사하니, 인명피해가 없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탄피들이 정말 무섭게도 많았는데, 매향리 농섬에는 아직도 이러한 탄피들이 많고, 이를 수거하는 주민들도 여전히 있다고 합니다.
임신 8개월의 임산부가 오폭으로 사망하고 12살의 소녀가 포탄 파편에 다리가 불구가 되고 불발탄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그 불발탄이 터져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음이 울적해지는 사건들입니다.
그리고 이 곳 평화 역사관이 위치한 곳은 기지 폐쇄 투쟁이 한창이던 당시 투쟁 본부가 있던 곳입니다.
이곳은 매향리 마을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고 육상 기총사격과 소형 폭탄 투하장, 그리고 농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50년 동안인 미국 폭격 훈련 기간 동안 매향리는 미군의 훈련장으로 쓰였는데, 실질적으로 매향리 주민들에겐 전쟁과도 같은 긴장감을 매번 느껴야 했을 겁니다.
역사관 뒷쪽에도 관람을 할 공간이 더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서 이 무시무시한 것들로 작품으로 승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옥상인 2층엔 주로 표적으로 쓰였던 컨테이너 등등이 있는데, 형체를 잘 알아 볼 수 없이 훼손된 모습이었습니다.
그저 전시되어 있을 뿐인데, 이 모습도 굉장히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벽에는 조개껍질 등으로 채워 놓으셨는데, 매향리의 평화와 생태의 공간을 상징하는 것 같았습니다.
구경을 다하고 내려오며 돌아가는 길에도 착잡한 마음이 무겁게 내려 앉았습니다.
미군은 아직 태백 필승사격장과 직도로 훈련장을 옮겨 여전히 과녁 삼아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분단 국가인 우리 나라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현실이 더더욱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이를 보고 나니,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상황도 얼마나 처절할까 생각이 깊게 드는 날이 되었습니다.
제발 평화가 빨리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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