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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에세이를 읽을까 하다 발견한 만화!
작가의 솔직담백한 일상을 그린 가벼운 만화라 쉽게 쉽게 넘기며 읽을 생각이었지만 도중에 작가가 이야기 하는 바가 저도 참 공감되고 씁쓸한 부분이 많아서 부분 부분 잠시 멈춰서 곰곰히 생각하게 된 장면이 많았습니다.

 
책을 시작하기 전에 작가의 말 정도의 프롤로그랄까요? 작가의 손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과 이미지. 그리고 시작부터 진솔한 '작가의 프롤로그'입니다.
(글자체가 너무 귀여워요.)

언제나 필요하고 힘든 돈벌이.
노동자들이 필요함과 절실함을 알기에 고용주들이 이용하는 거겠죠.
조금 덜 힘들게, 그리고 하는 말이 라도 좀 유하게 해주시면 좋겠단 생각을 매번 합니다.
(현실인 직장에서도 부모님 안부를 물어보실 줄은 몰랐어요.)

사원증 = 개 목걸이
이 부분 보고 재밌고 공감되서 직장 생활하는 친구들에게도 전송했습니다.

돈을 받는 한, 왜 노예일 수 밖에 없을까요?
전 이러한 단어와 상황이 싫어서, 상사와 사장님께 진솔하게 이야기 하는 편입니다. 부당하면 화도 내는 편이고, 참고만 있지는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항상 윗분들은 '다 그러는 거야.' 라는 말, '왜 너만 그러냐.' 라는 말, '다른 직장보다 여기가 좋다.' 라는 말 등 되려 저를 설득하거나 이상한 직원으로 몰아가시더라구요.

대부분의 상황에 불만인 직원의 말을 듣지 않는 회사에선 결국 오래 일하지 못하고 나오게 되더라구요.
어떤 한 직장을 그만두기 전, 부장님이 굳이 저를 따로 불러서 제게 '너 같은 애는 어딜가도 실패자며 받아주지 않을 거다.' 라며 미소 지으며 참으로 진솔하게 상담(?)했던 기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사실 그 부장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회사 생활 잘 하고 있었거든요.

살아야하는 실질적인 이유 때문에 돈을 벌 수 밖에 없지만, 그 돈을 벌어야 하는 무게 때문에 도망가고 싶은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가장 가까운 제 동생이 어머니께 이런 비슷한 화풀이를 하는 걸 봤어요.
저로썬 참 이해할 수 없는 화풀이였습니다.

당시 딱히 꿈이 없어서 무얼 해야할 지 모르겠는 동생에게 나름 방향을 지시해 주셨던 게 저희 어머니셨습니다.

꽤 오랜 공부 끝에 시험에 합격했고, 이제 취업하면 되겠구나 라며 기대할 때, 또 취업의 늪이 생겼고, 취업해서 열심히 일하면 되겠구나 생각 할 때, 같이 일하시는 상사분들의 멸시와 무시 등을 받아- 결국엔 그만두게 되었을 때.
제 동생은 어머니께 이런 화풀이를 하더라구요.

그때, 따끔하게 나름 동생을 혼내긴 했지만, 아직도 제 동생은 자신의 책임감의 무게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동생뿐만 아니라 제 주변 친구들도 이런 생각으로 부모님 탓을 하는 걸 생각보다 많이 봐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늦었다며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인생의 선배들에게 조언으로 받아들이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선택은 역시 본인 몫이라 생각합니다.

꿈과 직업에 대한 괴리감과 걱정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께 더더욱 이 책을 추천 드립니다.
저도 이에 대한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직장 생활에 제가 너무 많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애초에 좋은 직장이 없는 걸까요?)

인문학적인 책을 읽다보면 수단과 목적에 대해  생각만 많아졌었는데, 이 책을 보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제 목적을 매일 한 번씩은 상기시켜 주는 게 삶과 하루를 살아가는데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우리는 생각보다 안정감을 추구하고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안정적인 게 싫은 것 같습니다.)

현재 하고 싶은 일과 일하는 것이 생각보다 달라서 고민 중이신 분들께 가장 먼저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예전엔 아마 내가 원하는 일로 회사에서 승진하고 그로 인해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라 회사를 오래 다니시는 분들이 많았겠지만, 요즘엔 다양한 방면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에서도 이를 직시하고 직원들을 좀 보듬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이제 평생 직장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짧게 책소개만 하려던 것이, 또 제 이야기를 덧붙여서 주저리주저리가 많았네요.)